튀르키예(터키)기행 - 1. 터키로 여행을 떠나다

2022. 10. 26. 12:39인문학/튀르키예(터키) 기행

길고 또 길었던 군생활 동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외국여행이었다. 군대에 있으면 갇혀있으면서 상당수의 자유를 박탈당한다. 그런 군생활의 정반대 편에 있다고 생각한 것이 외국여행이었다. 외국여행을 가면 보다 넓은 땅을 자유롭게 누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군생활 동안 외국여행을 꿈꿔왔다. 그리고 그 꿈은 전역이 가까워질수록 더 강해졌다. 마침내 전역이 눈에 보이는 시점이 왔고, 나는 전역후에 며칠 이내로 외국여행을 나가기로 했다.

원래는 자유여행으로 가려고 했지만 패키지여행으로 가게 되었다. 비행깃값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리고 터키를 가기로 했다. 가보고 싶은 나라는 많았지만, 터키가 여행비가 싸면서도 볼 것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 터키로 결정하고 패키지여행을 예약했다.

예약을 완료하고서 며칠 후에 나는 전역을 했다. 전역을 하면 정말 기분 좋을 줄 알았는데 별 느낌이 없었다. 그냥 꿈꾸고 일어났는데 일 년 반이 지나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꿈속에서 나는 얼어 죽을뻔하고, 사람이 못 갈 것 같은 산을 오르며, 한 달에 밤을 13번도 세면서 근무서고, 그 와중에 공부는 했던 것 같은데 꿈 깨니까 시간만 지나있고 아무것도 없는 느낌이라 할까. 아무튼 다음날부터 집안일을 도와드리면서 여행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또 며칠 후에 터키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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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랜 군 생활 동안 외국여행 가는 것을 정말 학수고대해왔기 때문에 공항에 오면 매우 기쁘고 싱숭생숭할 줄 알았다. 그렇지만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냥 오랜만에 해외 나가는 것 같았고, 그동안에 시간은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저 내 인생의 1년 반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바라왔던 해외여행에 대한 동경심도 그 시간들과 같이 사라진 것 같았다. 사라진 시간들 동안 꾸어왔던 꿈이었기에 꿈도 그 꿈에 대한 열망도 그 시간들과 같이 사라진 것이다.

공항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미리 신청해놓은 환전을 하고, 항공사 체크인을 하고, 예약해놓은 유심을 받았다. 그리고 보안검색대에 갔다. 보안검색대가 매우 한산했다. 아무리 코로나가 거의 끝나고 해외여행 가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코로나 이전보다는 훨씬 적었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여 출국심사를 받고 면세점을 구경하다가 비행기에 탔다.

비행기가 떴다. 곧 있으니 아래에도 구름이 있고 위에도 구름이 있었다. 그리고 아래의 구름 사의로 섬들과 배들이 자그마하게 보였다. 뭔가 세상이 나눠진 느낌이었다. 하나의 세계가 끝나고 다른 세계로 입장한 것 같았다. 다시 예전 세계로 돌아가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을 것 같았다.

 

아래위로 구름이 있는 비행기
아래위로 구름이 있는 비행기

 

비행기는 해보다 느렸다. 비행기는 해보다 먼저 인천공항에서 출발했지만, 해는 비행기보다 먼저 앙카라 공항에 도착했었다. 그리고 먼저 떠났다. 비행기가 앙카라 공항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해가 떠나 어두워진 뒤었다. 앙카라 공항에 도착할 때쯤에 본 앙카라의 야경은 정말 멋있었다.

 

비행기에서 본 석양
비행기에서 본 석양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내리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무언가 제대로 해방된 느낌이었다. 수면 밑으로 가라앉던 꿈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서 춤추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내 터키 여행은 시작되었다.

 

앙카라 공항 입국장
앙카라 공항 입국장

 

 

 

 

-터키 여행의 일정정리-

앙카라 → 베이파자르 → 이스탄불 → 부르사 → 마니사 → 에페소(에페수스) → 쉬린제(시린제) → 파묵칼레 → 올림푸스산 → 안탈리아 → 카파도키아(네브셰히르) → 앙카라

터키에서 방문했던 명소들에 대한 감상을 하나씩 기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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