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란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기 위한 학문이다.

2023. 11. 20. 09:50인문학/로카인양구의 생각 정리

 
 
몇 년 전 인문학 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바뀐 것은 없다. 인문학 열풍은 우리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인문학 =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이라는 공식을 깨지 못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문학을 삶의 학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저 추상적인 사유의 결과로만 생각하고 가르쳤다. 그래서 '인문학 = 문사철'이라는 공식에 갇힌 인문학 열풍은 진정한 호응을 이끌지 못하고, 한순간의 춘몽으로 끝나게 된 것이다.
 
문학, 역사, 철학이 의미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인간에 대한 이해(인문학)를 추구하기 위해서 그런 학문들의 도움을 얻는 것이지, 그 학문들이 인문학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주종관계가 뒤집어진 현실인 것이다.
 
이 글에서 인문학의 진정한 의미와 인문학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먼저 인문학(人文學)을 사전적으로 해석해보자. 인(人)은 사람을 뜻한다. 문(文)은 글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무늬'라는 뜻이다. 즉, 인문학의 '인문'은 '사람의 무늬'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양, 사람의 본질의 모습 등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인문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사람의 본질적인 모습 등을 알아가는 학문이다. 즉, 사람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이유

그렇다면 이런 사람에 대한 이해를 왜 추구하려는 것인가?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다음의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를 키운다는 것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이해를 키운다는 것과 같다. 자신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혀서, 사회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두번째 이유는 인류의 삶은 반복되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람들의 삶과 현재의 사람들의 삶은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거의 같다. 그래서 인류의 삶이 어떻게 반복되는지 배우고, 자신의 삶은 그 반복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디쯤 있는지 확인함으로써 자신이 나아갈 길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현재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파악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종합하면, 자신이 해아할 일을 알기 위해서 인문학을 배우는 것이다. 자신과 사회라는 공간적인 축에서 위치를 파악하고, 과거부터 미래까지 계속 반복되는 역사의 소용돌이 안에서 현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해 주는 것이 인문학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를 해결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를 과거와 현재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아보고, 그것을 참고하여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는 행위가 인문학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인문학을 따분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것이다. 역사는 과거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이고, 문학은 작가나 소설 속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이다. 철학은 다른 사람들의 고민거리와 그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이다.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즉, 자신이 현재 해야 할 일을 알기 위해서 인문학을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재미가 없을 수 없다.
 

사족 : '문사철'은 중요하지만 그 틀에 갇히면 안된다.

그리고 그런 인문학은 '문사철'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문학, 사학, 철학을 공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행을 다니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하는 모든 행위가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문사철은 그런 인문학을 학습하는데 도움이 될 발판일 뿐이다. 수학 공식과 계산문제의 관계와 같다. 우리는 어떠한 수치를 계산하기 위해서 수학의 공식들을 배운다. (물론 논리력 학습을 위해서 수학을 배우기도 한다.) 계산문제를 풀기 위해서 수학 공식을 이용하는 것이지, 수학 공식이 목표점이 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수단으로 문학, 사학, 철학이 있는 것이지, 문사철이 목표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사철은 수학과 같이 추상적인 학문으로 많은 분야에 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요긴한 학문이다. 하지만 그 틀에 갇힐 필요는 없다.

 

 

 

2023년 11월 20일

로카인양구
 
 

인문학이란 빙하가 보이는 바닷길에서 항로를 찾는 것과 같다.
인문학이란 빙하가 보이는 바닷길에서 항로를 찾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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