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자가 알려주는 군대에서 자기계발하기 힘든 이유

2022. 11. 19. 17:21군대/군대 자기계발

이번 글에서는 군대에서 왜 자기개발 하기 힘든지에 대하여 설명해보려고 한다.

 

서문 : 군대에서 자기개발이 힘든 이유를 정리할 필요성

지금까지는 이 블로그에 자기개발에 대한 조언과 추천에 대한 글들을 썼었다. 아래의 글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1. 많이 노력한 말년병장의 군대 자기개발 및 자기계발 조언 : https://roka-in-yanggu.tistory.com/33

2. 군대에서 할 수 있는 자기개발 및 자기계발 추천 리스트 : https://roka-in-yanggu.tistory.com/43

3. 군 생활 동안 한 자기계발 정리 -군대에서 했던 자기개발을 돌아보면서- : https://roka-in-yanggu.tistory.com/61

 

그러다가 문득 군대에서 자기개발하는 것이 왜 힘든지 정리하는 글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조언이 있더라도 결국 군대라는 힘든 환경에서 자신이 직접 해야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좋은 조언을 듣고 군대에서 자기계발을 하고 계획하고 입대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군대에서 공부하는 것의 힘든 점을 미리 알려주고 대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군대후기 시리즈를 쓰다가 자기계발 하는 데 힘들었던 나날들도 생각나서 바로 글을 쓰게 되었다.

 

이 글을 읽으면 좋겠는 사람

다음과 같은 사람이 이 글을 읽으면 좋겠다. 입대를 앞두고 있는 사람, 군대에 안 가는 사람, 군대에서 자기개발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입대를 앞두고 군대에서 자기개발을 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이 자대에 가서 공부를 조금 하고 포기한다. 그 사람들 정신력이 약하다기보다는 군대라는 곳에서 자기개발을 한다는 것이 그만큼 힘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어서 미리 어떤 난관이 있을지 미리 알고 심리적으로 대비해 놓기를 바란다. 그러면 군대에서 자기개발을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군대에 안 가는 사람이다. 요즘 자기개발이 대세이다. 그래서 군대에서 한 자기개발 성공 후기도 곳곳에 있다. 그것들을 본 사람들이 군대에서 공부하기 좋은가 보다 하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이 글을 보고 군대에서 자기개발 하는 것은 정말 힘든 것임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군대에서 자기개발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군대 자기계발 환경을 개선하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본론 시작 : 군대에서 자기계발하기 힘든 이유

군대에서 자기개발이 하기 힘든 이유는 매우 많지만 주요한 이유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군 복무로 인하여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쌓여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다.

 

2. 부대에 따라서 전우조 강요 문화가 있다. 같이 공부할 사람이 없으면 공부할 수 없게 된다.

 

3. 공부하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선임들 중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더 힘들다.

 

4. 군대에서 유일한 희망인 개인정비시간과 핸드폰을 포기해야 한다.

 

5. 코로나의 방역을 이유로 도서관이나 사지방(사이버지식정보방의 약칭. 이하 사지방)이 폐쇄되기도 한다. 이 경우에 공부할 공간이 없어진다.

 

6. 공부에 필요한 책들이나 자재를 바로 얻기 힘들다. 서울에서는 책을 주문하면 당일이나 그다음 날 배달 오지만, 격오지에서는 적어도 3일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택배가 오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7.  환경이 열악하다. 광케이블 고장으로 인하여 사지방에서 2달 이상 인터넷이 안되었던 적도 있었다.

 

8. 공부를 안 하는 주변의 영향이 있다. 정말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주변 사람들은 다 편하게 쉬고 있다고 하자. 그러면 쉬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9. 불규칙적인 호출 및 집합이 있다. 일요일에 공부하는데 당직사관이 갑자기 집합을 했다고 하자. 그러면 공부 흐름이 끊긴다.

 

10. 위의 모든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된다.

 

 

이제부터 각각의 이유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1. 군복무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도

보통사람이라면 군대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정말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24시간 계속 같이 생활한다. 이해가 되는 사람도 있지만 안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또한 군복무는 생각보다 피로가 쌓이는 일이다. 불침번, 경비 등 어떤 근무를 서던 밤에 계속 자지 못하고 일어났다가 다시 자야 한다. 수면시간도 줄어들지만 수면의 질 역시 떨어진다. 이러한 일상이 오랫동안 반복된다. 피로가 계속 쌓이게 된다.

 

이렇게 많은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공부를 잘하기 쉬울까? 그런 사람보다도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대에서 자기계발 하는 사람은 사회에서 뭘 해도 성공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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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대에 따라서 전우조 강요 문화가 있다.

우리 부대는 전우조 강요 문화가 있었다. 일부 당직사관은 혼자서 도서관이나 사지방을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 전입 온 이등병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말년병장에게도 똑같이 전우조를 요구했다.

 

부대에서 같이 공부할 사람이 있으면 별 상관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군대에서 자기개발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군종장교님 말씀에 따르면 열심히 자기개발 하는 사람은 대대에 한두 명 정도 있다고 한다. 또한 열심히 자기개발을 하는 사람이라도 경우에 따라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같이 공부할 사람이 없을 확률이 높다.

 

나 역시 휴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전우조를 찾기 어려웠다. 전우조를 데려오라는 당직사관으로 인하여 그날 공부를 포기한 때도 많았다. 

 

3. 공부를 하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공부를 하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대다수는 휴대폰 하기에 바빠서 신경도 안 쓰고, 공부하면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도 있었다.

 

4. 개인정비시간과 핸드폰을 포기해야 한다.

자유롭게 컴퓨터와 핸드폰을 쓸 수 있는 개인정비시간은 군 복무의 한줄기의 빛과 같은 존재이다. 보고 싶은 가족, 친구들과 연락하고, 찾아보고 싶은 것들을 검색해 보고, 넷플릭스, 유튜브 등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그런 시간에 공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5.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공부할 공간이 없어지기도 한다.

부대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 사지방과 도서관을 폐쇄했다. 그래서 공부할 장소가 없어졌다. 군복무 기간 동안 그런 때들이 꽤 있었다.

 

생활관에서도 책을 읽는 것이 이론상 가능하다. 그렇지만 다 같이 불 끄고 쉬는 분위기 속에서 불을 켜고 책을 읽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은 코로나 방역을 조금씩 풀어가고 있으니까 이런 일이 점점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6. 공부에 필요한 책들이나 자재를 바로 얻기 힘들다.

격오지에서는 책을 주문하면 적어도 도착할 때까지 3일 정도는 걸린다. 그래서 필요한 책을 바로바로 얻기가 쉽지 않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책이 배송 중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면 다시 책을 주문해서 도착할 때까지 공부를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책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여러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담으로 책은 보통 부대 안에서 사라진다. 예를 들면 21사단의 경우에 군사우체국에서 책을 다 직접 배달해 주지 않았다. 여단본부로 배달해 주고 여단본부에서 예하 대대의 우편물을 예하 대대로 보내준다. 또는 예하 대대 간부가 직접 자신이 속한 대대로 온 우편물을 찾아간다. 그런데 종종 다른 대대의 우편물도 같이 가져간다. 이렇게 되면 그 우편물은 군부대 어딘가에는 있지만 받아야 할 사람은 받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이렇게 없어지는 우편물이 많았다. 내 책 역시 이렇게 없어졌다. 일주일 동안 많은 노력을 들이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찾은 결과 옆 대대에 있었다고 한다.

 

7.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하다.

우리 부대의 사지방의 광케이블이 고장 난 적 있었다. 그것이 고쳐지는데 2달이 넘게 걸렸다. 당연히 그동안 코딩 공부는 못했다.

 

자대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좋으면 다행일 것이다. 하지만 부대에 따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할 수도 있다. 

 

8. 공부를 안 하는 주변의 영향이 있다.

이전에 언급하였듯이 제대로 자기개발을 하는 사람은 대대에서 한두 명 정도이다. 물론 조금씩이라도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래도 중대에 많아야 5명 정도일 것이다. 대부분은 휴대폰으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한다.

 

남들이 뭐를 하든지 내가 할 일을 하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많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만이다. 나 역시도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든 간에 내가 해야 할 공부를 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자기개발을 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변의 영향을 받는 것이 사람이다. 그리고 군대에서 자기개발을 일 년 이상 지속되어야 하는 장기전이다. 처음에는 남들 상관 안 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군대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남들은 다 안 하기 때문에 조금만 공부해도 많이 공부한 것처럼 느껴진다. 사람의 느끼는 스스로의 발전은 사실 상대적인 것이며 그 기준은 주변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태해지는 자신을 볼 수 있다. 진도 나가는 속도가 점점 줄어드는 자신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려면 마음속으로 계속 자신의 경쟁자를 생각해야 한다. 대학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여도 좋고 아무나 좋다. 자신에게 승부욕을 주는 마음속의 경쟁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의 발전 속도와 자신의 발전 속도를 비교해가면서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군대에서 다 자거나 쉬고 있을 때 혼자서 공부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이겨내기를 바란다.

 

9. 불규칙적인 호출 및 집합이 있다.

실제로 내가 겪었던 일을 예시로 들겠다. 주말에 나는 8시 10분에 아침을 다 먹고 당직사관에게 허락을 받아서 사지방에 공부하러 갔다. 그리고 9시에 당직사관이 교대한다. 새로 교대한 당직사관은 방송으로 10시부터 인원점검을 하겠으니 생활관에서 대기하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10시에 생활관으로 가서 보통 20분 정도 당직사관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당직사관이 와서 인원수를 체크하고 가면 다시 사지방으로 가서 공부한다. 

 

위 사례에서 내가 공부를 못하게 되는 시간은 명목상으로 20분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40분 정도이다. 보통 집합시간 10분 전부터 집합을 신경 쓰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여 집중하기까지 10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즉 한번 공부 흐름이 끊기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큰 시간 손실이 생긴다.

 

위 사례 외에도 다양한 불규칙적인 호출 및 집합이 있다. 이 때문에 공부 흐름도 그때마다 끊기며 이로 인한 시간 손실도 상당하다.

 

 

 

 

 

10. 위의 모든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된다.

제일 힘든 이유다. 각각의 이유만 보면 극복할 만해 보인다. "그 정도야 뭐"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에는 힘들다.

 

이번에도 내가 격은 예시를 들겠다. 그날은 나는 3주 뒤에 기사 필기시험이 예정된 토요일이었다.

 

주문한 책이 배송 중에 사라졌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책 배송은 완료되었다고 한다. 매일 인사과와 행정반을 오다니며 행방을 물었지만 아무도 모른다. 금요일까지 열심히 찾았지만 결국 포기했다. 다시 주문했다. 돈도 아까웠지만 기사 공부 시작이 지연되는 것이 더 신경 쓰였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전날인 금요일에 나는 근무에 들어갔다. 그래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근무를 섰다. 근무가 끝나고 샤워를 하고 나니 개인정비시간이 20분 남아있었다. 피곤했다.

 

토요일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스트레스도 받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공부는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공부하러 사지방을 간다. 사지방 열쇠를 받기 위하여 당직사관에게 가니 당직사관은 전우조를 데려오라고 한다. 멘탈이 아슬아슬하지만 그래도 참고 후임 한 명을 모셔온다. 사지방 열쇠를 받고 나서 후임은 다시 생활관으로 돌려보낸다.

 

그렇게 사지방에 들어간다. 교재가 없으니 인터넷으로 기사 학습 자료를 찾아서 공부하려고 한다. 그런데 인터넷이 안된다. 한숨을 쉬며 원인을 찾는다. 가설병 특기를 살려서 20분에 걸쳐 인터넷을 살려낸다. 드디어 인터넷이 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학습자료를 찾아 공부를 시작하기 시작한다.

 

이때 방송이 나온다. 10분 뒤에 어디로 집합하라는 내용이다. 안 되는 날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며 집합하러 간다.

 

이렇게 여러 방해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군대에서 자기개발이 힘든 것이다.

 

 

마무리 : 힘들어도 자기개발을 하기 바란다.

그렇게 힘든 것이 군대에서 자기계발 하는 것이다. 군대에서 자기개발을 하고 싶은 사람은 입대 전에 미리 이런 상황들을 각오하면 좋겠다.

 

그리고 힘들어도 자기개발은 꼭 하기 바란다. 전역할 때 남는 것은 건강한 몸과 머릿속 지식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어떻게 노력해서 오픽성적을 따냈다. 힘든 것도 많았지만 그래도 잘한 것 같다. 힘든 기억은 잊혀가지만 오픽 성적과 영어 스피킹 능력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군복무 중에 취득한 오픽 성적
군복무 중에 취득한 오픽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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